고전 '심청전'이 치정 멜로 영화 <마담 뺑덕>이 돼 돌아왔다. 정우성, 이솜 주연으로 2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는 진한 욕망의 냄새와 캐릭터들의 갈등이 중심이 된 작품이었다.
연출을 맡은 임필성 감독은 이미 전작 <헨젤과 그레텔>을 통해 고전의 재해석을 시도한 전력이 있다. 임필성 감독은 "그간 전작들이 장르적으로 독특하다며 세계 평단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한국 관객들과 만날 기회가 적었다"며 "내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 분들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선택했다"고 운을 뗐다.
▲ '마담뻉덕' 박소영, 캐나다에서는 볼 수 있어! 23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마담뺑덕> 시사회에서 미성년자라서 작품관람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야기하던 청이 역의 배우 박소영이 캐나다에서는 15세 관람가라는 학규 역의 배우 정우성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란 모습을 하고 있다. <마담뺑덕>은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에서 태동한 작품으로 사랑과 욕망, 집착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덧입혀 제작된 치정멜로다. 10월 2일 개봉.
고전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으면서 대놓고 19금이다. 우리가 흔히 알던 심청과 심봉사의 이야기가 아닌 뺑덕의 감정을 내세웠다. 임필성 감독은 "원작은 효를 강조한 윤리적 판타지라면 이건 반대의 얘기, 즉 욕망의 대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임 감독은 "심청이라는 인물에서 멀어진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고전이라지만 공양미에 딸을 바치는 설정 등이 잔혹하다 느껴졌다"며 "잔혹한 판타지를 현대적으로 꼬고 싶었다. 심학규의 욕망이 딸에게 이어지는 욕망의 연대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출연 배우의 조합이 신선하다. 관록이 묻어날만한 정우성과 신예 이솜이 전면에 나섰다. 각각 대학 교수 심학규와 시골 처녀 덕이로 분한 이들은 시나리오를 읽고 캐릭터적인 면에서 큰 매력을 느꼈음을 고백했다.
"한 인간으로서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기에 학규를 잘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던 정우성은 "그럴수록 피하지 않고 심학규를 더 강렬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처음엔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가 지금 안 하면 또 언제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민하면 할수록 이 캐릭터가 끌렸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로 첫 주연을 따낸 이솜은 "<마담 뺑덕> 안에 사랑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감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며 "덕이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했으며 첫사랑에 순수함이 컸던 만큼 지독한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석을 전했다. 이어 이솜은 "시나리오 받을 때 사실 제목만 보고 코미디인가 생각했다"며 "덕이의 감정 폭이 다양하고 넓어서 꼭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캐스팅에 대해 임필성 감독은 "정우성씨가 시나리오를 받고 왜 자길 시험에 빠뜨리나라고 했다"며 "(그만큼 고민이 컸겠지만) 감독으로서도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감독 생활 중 가장 잘 생기고 예쁜 배우랑 작업한 거 같다"며 "정우성씨가 캐스팅 안 됐다면 이 영화를 안 찍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화 <마담 뺑덕>은 악처의 상징이었던 덕이가 심학규에게 버림받은 후 재회를 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은 오는 10월 2일이다.
한편 배우 이솜이 레드카펫 위에서 팬과 코믹한 막춤을 춰 눈길을 끌었다.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치정 멜로 '마담 뺑덕'(임필성 감독, 영화사 동물의왕국 제작) 쇼케이스가 열렸다.
극 중 사랑에 버림받고 모든 것을 잃은 후, 복수를 위해 다시 태어난 여자 덕이를 연기한 이솜은 이날 행사에서 '이솜 앞에서 막춤을 추고 싶다'라는 플랜카드를 든 팬의 춤 선물을 받았다.
이솜은 많은 팬들 앞에서 홀로 춤을 추는 팬이 민망하지 않도록 함께 몸을 흔들어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그는 새침하고 도도한 외모와 달리 코믹한 막춤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 모습을 본 MC 박경림은 "이솜 씨 과거에 좀 노셨나 봅니다. 막춤을 잘 추시네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담 뺑덕'은 벗어날 수 없는 독한 사랑과 욕망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어가는 학규와 그를 무너뜨리는 덕이 그리고 그들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청이의 이야기를 그린 치정 멜로다. 정우성, 이송, 박소영이 가세했고 '인류멸망보고서' '헨젤과 그레텔' '남극일기'를 연출한 임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정우성이 '방탕한 남자' 심학규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고충을 토로했다.
영화 '마담뺑덕'(감독 임필성)에서 사랑을 져버리고 그 대가로 모든 것을 잃을 위험에 빠지는 남자 심학규를 연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19금 치정멜로' 작품까지 채워넣게 된 정우성은 월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같은 남자로서 심학규를 이해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이해는 됐지만 동의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추문에 휩싸여 소도시로 좌천된 대학교수로 의미심장하게 등장하는 심학규 정우성은 우울증에 걸린 아내와 어린 딸을 서울에 남겨놓고 내려간 그 곳에서 처녀 덕이를 뜨겁게 사랑하지만 그 만큼 차갑게 배신한다. 이후 8년간 술 도박 여자라는 나쁜남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높아지는 위상만큼 바닥으로 치닫는 인생을 살게 된 그는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외면하기만 했던 진짜 사랑과 마주한다.
지식인의 타락한 감성이 거침없이 드러났다는 말에 정우성은 "심학규는 자신이 원한 것, 자신을 만족시키는 모든 것들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집착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아티스트가 그런 것 같다. 글을 쓰건 그림을 그리건 엄청난 집착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집착에서 오는 짜릿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과 의사에게 실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서도 심학규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시력 그 자체가 아니다. 그 와중에 잠자리를 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며 "사실 시나리오에는 그 대사가 없었지만 심학규는 끝까지 수컷 본능을 잃지 않을 것 같았고 안 좋은 상황에 정면 돌파하지 않을까 싶었다. 치열하게 부딪치는 그런 디테일을 살리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이 언급한 '수컷본능'은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말보다는 눈빛으로, 그리고 눈빛 보다는 몸으로 먼저 얘기하려는 심학규는 일순간 '저 남자가 진짜 감정이 있는 사람인가'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주체적이면서도 동시에 이질감이 가득하다. 여성 관객의 입장에서는 의도치 않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정우성 역시 심학규를 연기하며 마냥 편했던 것 만은 아니다. 정우성은 "여관방에 덕이를 놓고 나올 때는 실제로도 정말 힘들었다. 심적 고통이 상당했다"며 "사실 '애 가졌어'라는 고백을 들을 때부터 괴롭긴 했다. 측은하고 안 된 덕이를 바라보기가 연기인데도 많이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또 "학규에게는 자기가 여태껏 형성해 놓은 인생이 있고 또 가족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으니까, 심학규를 연기하는 나로서는 그게 심학규의 최선의 선택이겠거니라고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느낀 바로 그 감정을 연기로 전달하려 했다"며 "관객 분들이 직접 보고 느끼셔야겠지만 그렇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담뺑덕’은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 ‘심청전’을 뒤집은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학규(정우성)와 덕이(이솜)의 지독한 사랑과 집착을 그린 치정 멜로극이다.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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