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이빙벨’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10월 3일 오전 9시 45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월석아트홀에서 모더레이터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봉준호 등 심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다이빙벨’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질문을 받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것은 서병수 시장님께서 나쁜 뜻이라기보다, 영화제가 어떻게 운영되고 프로그램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몰라서 실수를 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봉준호감독은 “그것은 20-30년 되 유명한 냉면 집에 가서 ‘육수 빼고 냉면을 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다이빙벨’이다. ‘다이빙벨’은 안해룡 감독과 MBC 해직기자 출신인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공동 연출한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 구조 작업 중 보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희망의 끈으로 진실의 벨이 되길 바랐던 다이빙벨이 정부와 언론에 의해 왜곡, 해체되는 과정을 현재진행형으로 표현한 영화는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온라인 예매 시작과 동시에 표가 동났다. 이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이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지난 29일 영화인 연대가 “‘다이빙벨’ 상영취소 압력을 중단하라”는 서명을 발효한 상태. 하지만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까지 지난 1일 영화의 상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다이빙벨’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한편 뉴 커런츠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경쟁 부문으로, 올해 10개국, 12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 부문은 BIFF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미래를 책임질 신예 감독을 지원하고 발굴하는 통로였기에 이들 중 누가 최고의 영예인 ‘뉴 커런츠상’을 품에 안을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올해 뉴 커런츠는 부산국제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방글라데시와 레바논 작품이 초청돼 눈길을 끈다.

"다이빙벨" (안해룡·이상호 감독)

 



영화인연대가 다큐영화 '다이빙벨'(감독 안해룡·이상호)의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중단하라는 부산시의 압력에 반발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으로 구성된 영화인연대는 29일 '부산시 부산영화제 상영 취소 압력 철회 요청 성명서'를 내고 영화제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영화인연대는 "개막을 3일 앞둔 제19회 부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다이빙벨'을 두고 서병수 부산 시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상영 중단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한국 영화인들은 매우 큰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다이빙벨은 잠수부의 잠수를 돕는 수중 장비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오랜 시간 잠수가 가능하다는 말이 퍼지면서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위한 다이빙벨 투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영화인연대는 "공식 초청된 작품인 다이빙벨의 상영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부산 국제영화제가 시작된 지난 19년 이래 처음 벌어진 초유의 사태"라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하고 그 위상을 정립한 것은 출범 이후 줄곧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으로 영화제를 지원하고 보호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정치적 이유를 들어 초청작 상영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요구는 영화 관객의 판단 능력을 무시하는 전근대적 태도"라고 덧붙였다.

앞선 24일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족 대책위원회 또한 '다이빙벨'의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단 1구의 주검도 수습하지 못해 유족을 우롱하고 제품을 실험하는데 끝나버린 다이빙벨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부산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된다니 유족 입장에서 분개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19회 부산 국제영화제는 10월2~11일 열린다.

Posted by 홍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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