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가 24년전 음주교통사망사고에 대한 은폐 의혹이 도덕성 자질로 비화되며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부적격 판정의 빌미를 제공한 건 청문회의 화두이자 쟁점인 이기승 내정자의 24년전 음주교통사망사고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일 청문회 결과를 통해 "도민이 납득할만한 진실을 밝히기보다 은폐하려는 의혹이 있고, 자료제출과 질의답변 과정에서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일관한 것은 지도자 덕목으로 중요한 도덕성과 진실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또 연합뉴스 기자시절 직위를 이용한 친동생의 취업청탁과 함께 감사위원 임기 만료전에 제주시장에 응모하는 등 직업윤리관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봤다.

행정시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 8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간 합의에 따른 것으로, 행정시장 인사청문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기승 내정자는 최근 도내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꽤 지난 시절 불의의 사고를 내 인명피해를 안겼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저지른 일이라고 보도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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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가기록원이 내놓은 항소심 판결문에는 '음전운전에 비해 1심의 벌금 350만원이 가볍다'며 검찰이 항소한 내용이 밝혀지며 거짓말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때문에 이 날 인사청문회는 음주운전으로부터 시작해서 음주운전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의원들이 이 문제를 붙잡고 늘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김희현 의원은 "내정자가 음주는 했지만 음주사고는 아니라고 하지만 검찰이 항소한 요지를 보니 이 내정자가 주취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야기한 사건"이라며 "이 때문에 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도덕적 문제로 비쳐진다"고 주장했다.

이경용 의원도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는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임명직 행정시장으로서의 영이 서지 않는다"며 진실된 답변을 요구했다.


김황국 의원은 "45만 시정을 책임질 내정자로서 도덕성과 진실에 많은 문제 있다고 본다”며 “이 내정자에 대한 정책 질의는 무의미하다"며 평가절하했다.

의원들의 집중된 포화에 이기승 내정자는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고 "당시 교통사고는 내 자신의 부주의로 발생했고, 과오이자 허물이라"며 "매사 조심하면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머리숙였다.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사건 판결문이 처음엔 국가기록원에 없다고 했다가 이후 의회에는 반쪽짜리를 제출하는 등 말바꾸기 논란도 자초했다.

도의회청문특위는 청문회를 앞두고 음주교통사망사고에 대한 판결문 제출을 이기승 내정자에게 요구했지만 이 내정자는 24년전 자료여서 판결문을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자료제출 마감 당일날 뒤늦게 판결문 일부를 제출했다.

국가기록원에 판결문이 없다고 했다가 판결문 5장 가운데 2장만 골라 보내는 등 마지막까지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치 않은 게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위원들에게 비쳐졌다.

이같은 모습에 공무원노동조합 제주시지부는 6일 성명을 내고 “제주시장 내정자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에서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운전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까지 이어지는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특히 내정자의 도덕성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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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임 시장이 부동산문제로 퇴진하면서 제주시민과 공직자들은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이보다 더 큰 문제를 가진 사람을 제주시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제주시민과 공직자에 대한 심각한 폭거"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청문 결과에 대해 적격과 부적격만 가릴 뿐 임명에 대한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부적격 판단에도 원희룡 지사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원희룡 지사의 협치행정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Posted by 홍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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