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2014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시상식이 열렸다.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박태환이 관중석에서 장미란을 발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6일 오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2014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시상식이 열렸다.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박태환이 관중석에서 장미란을 발견한 후 역도 포즈를 취했다.


진정한 우정은 가장 힘든 순간 가장 높이 빛났다.

26일 인천아시안게임 경영 마지막날, 박태환의 절친 누나 장미란이 문학박태환수영장을 찾았다. 런던올림픽 후 2013년 초 은퇴를 선언한 장미란은 개막식 이후 각 경기장을 돌며 태릉에서 함께 뛰던 동료, 선후배들을 응원해왔다. 대회 초반 박태환수영장을 언제 찾을 거냐는 질문에 "태환이는 저말고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고, 잘할 거니까, 관중들이 많이 안오는 쪽으로 가야죠" 했었다. 경영 마지막날 남자자유형 1500m, 400m 혼계영 경기를 앞두고 장미란이 수영장을 깜짝 방문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일정을 모두 마친 여자역도 후배 여자 48㎏급 임정화(울산시청), 75㎏급 황푸름(제주특별자치도청) 등과 함
께였다. 박태환이 마지막 종목 혼계영에서 박선관 최규웅 장규철 등 절친들과 함께 동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장미란과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환호했다. 아시안게임 스무번째 메달, 한국선수 최다 메달 기록에 진심어린 축하를 표했다.


시상식에서 '매의 눈' 박태환은 관중석의 장미란을 놓치지 않았다. 눈빛이 통했다. 장난기는 여전했다. 장미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누나'를 위해 역기를 번쩍 들어올리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장미란 역시 '수영 스트로크' 시늉을 하며 박태환의 세리머니에 화답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남매는 재회했다. 장미란은 "태환이가 일주일간 너무 힘들었을 것같다. 그냥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 21일부터 엿새째 경기를 이어가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을 박태환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내내 짠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도하아시안게임, 베이징올림픽,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함께 나서는 대회에서 '국민남매'는 함께 승승장구해왔다. 지난 10년간 스포츠코리아의 전성시대를 이끌어왔다. 1등만이 살아남는, 외로운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를 북돋우며 친남매 이상의 정을 쌓았다. 호주전지훈련 중 가끔씩 태릉을 들를 때마다 박태환은 어김없이 '누나 장미란'을 찾았다. 섬세하고 올곧은 장미란은 박태환에게 운동선배로서 세세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태환 역시 진심으로 자신을 챙겨주는 '고마운 누나' 장미란을 믿고 따랐다. 스물다섯살 청년이 됐건만, 장미란에게 박태환은 여전히 열일곱살 막내동생 같다. 그런 동생이 안방에서 조국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 부담감과 중압감 속에 죽을 힘을 다해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그저 짠하고 애처롭다"고 했다.


장미란은 박태환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올라올 때까지 30여 분을 기다렸다. 박태환이 나타나자마자 장미란은 "태환아, 누나가 한번 안아줄게" 했다. 두 선수가 꼭 끌어안았다. 박태환이 "누나 와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했다.이심전심, 말이 필요없었다. 장미란이 박태환의 지친 마음을 위로했다. 환한 미소가 돌아왔다. '힐링'이었다.



'마린보이' 박태환(26, 인천시청), And와 End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박태환은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 등 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남자 400m 혼계영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최선을 다했다. 박선관(대전체육회)-최규웅(부산중구청)-장규철(강원도청)과 박태환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3분 39초 18을 기록하며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경기고 재학시절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나선 박태환은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200m-400m-1500m서 금메달을 따냈다. 또 자유형 100m에서는 은메달, 계영400m, 계영800m, 혼계영400m에서는 동메달을 기록했다.


 



수영 불모지인 한국에서 박태환은 독보적인 존재였다. 한 차례 풍파를 겪은 박태환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반전 기회를 잡았다. 당시에도 자유형 100m-200m-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연속 3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 계영 400m, 계영 800m는 동메달을 기록했다.

도하와 광저우 대회서 박태환은 단순히 개인기록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박태환이 포함되면서 계영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태환은 에이스로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세계적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6개의 메달을 걸었다. '사격전설' 박병택을 뛰어 넘는 기록이다. 박병택은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6차례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6개로 총 19개의 메달을 따냈다.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지만 박태환은 수영 대표팀의 '맏형'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어느덧 20대 중반을 넘어선 그에게는 이제 두갈래의 길이 있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다른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박태환은 일단 전국체전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모든 종목 출전을 마친 뒤 ""한국에서 메이저 국제종합대회가 열린 만큼 잘 활용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는 "경기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남았지만 지난 것은 돌이킬 수 없으니 이번 경험을 밑바탕으로 한다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전국체전이 있으니 훈련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실하게 선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국체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전국체전은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된다. 따라서 박태환은 전국체전에 나서려면 짧은 휴식을 갖은 뒤 곧바로 훈련을 펼쳐야 한다.

특히 박태환은 모든 경기를 마친 뒤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해서 굉장히 좋았다. 또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수생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또 전국체전에 대해서도 언급했기 때문에 당분간 선수생활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환 쑨양 박태환(25·인천시청)이 9월 27일 생일을 하루 앞두고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았다. 깜짝 생일 선물을 준비한 것은 경쟁자 이면서 친구인 쑨양(23·중국)이다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은 시상식에서 쑨양으로 부터 케이크 선물을 받았다.

혼계영에 출전하지 않은 쑨양은 메달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행사 진행요원과 함께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박태환의 생일을 하루 일찍 축하했다.


↑ 박태환이 27일 자신의 생일 하루전날 쑨양에게 생일축하를 받았다. 사진(인천)

장내 아나운서는 하루 뒤 27일이 박태환의 생일이고, 쑨양이 이를 축하하려고 케이크를 준비했다고 안내했다.

애초 쑨양은 박태환의 자유형 1500m 경기가 끝나고 케이크를 전달하며 축하 인사를 건넬 계획이었으나 박태환이 혼계영 400m에도 출전했던 터라 조금 더 기다린 끝에 축하해줬다.

게다가 쑨양은 응원을 위해 한국을 찾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케이크를 미리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하자리에서 쑨양은 케이크를 찍어 박태환의 얼굴에 바르며 장난을 쳤고,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축하를 받은 박태환은 "쑨양이 케이크를 선물할지 상상도 못했다. 기분좋다. 처음으로 경험한 경기장에서의 추억이다. 쑨양이 추억을 만들어줘서 기쁘다 쑨양에게 정말 고맙다"고 웃으며 기뻐하며 말했다.

한편 박태환의 깜짝 파티에 앞서 진행된 이날 혼계영 400m 경기에서 1위 중국, 2위 일본에 이어 한국이 3위를 하면서, 박태환이 이번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마지막 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박태환은 20번째 아시안게임 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안게임 최다메달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Posted by 홍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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