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서원 대표는 1일 자로 두산 광고계열사 오리콤에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크리에이티브 총괄자(CCO) 역할을 맡으면서 앞으로 오리콤의 모든 광고 캠페인을 책임지게 된다.
박서원 대표가 두산 계열사에 합류한 계기는 박서원 대표가 운영하는 광고회사 빅앤트인터내셔널이 올 초 법인으로 전환하면서다. 세금 부담 완화 등의 이유로 법인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두산그룹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두산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그룹 총수나 총수의 친족 등 관련자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법인은 계열사로 분류된다. 오리콤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분리 신청을 했지만, 지분율 요건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룹 내 광고계열사가 2곳이 되면서 당초 빅앤트의 광고사업 부문을 두산그룹 측에 양수하는 대안도 있었다. 박서원 대표는 “설립한 회사를 돈을 받고 판다는 생각이 탐탁지 않았다”며 “오리콤에서 CCO 영입을 준비하던 터라 가족 일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리콤은 박서원 대표 영입 이후 신규 광고주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칸 국제 광고제, 뉴욕페스티벌, 클리오 등 세계 5대 광고제에서 수상 경력이 가진 박 대표를 간판으로 앞세워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박서원 대표는 부사장 선임 소감으로 “낚싯줄에 고기를 낚기 위해 거는 미끼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앞으로 출근은 오리콤, 퇴근은 빅앤트에서 하게 될 텐데 잠을 줄여서라도 맡은 역할들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빅앤트 대표를 계속 겸직한다. 광고부문과 비광고부문으로 나뉘었던 빅앤트는 앞으로 비광고부문 사업만 유지한다. 디자인·브랜드 컨설팅, 사회공헌 사업 등이 주력 업무다. 올해 5월 콘돔브랜드 ‘바른생각’을 출시한 박서원 대표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신규 제품 브랜드 5개를 준비하고 있다.
임자있음
임자없음.
지난 2005년 두산그룹과 LS그룹 간 혼사로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두산가 박서원 씨와 LS가 구원희 씨가 극비리에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서원 씨(32)는 두산그룹지주사 ㈜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이자 유명한 광고기획자이며, 구원희 씨(31)는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철 한성그룹 회장의 장녀다. 지난 2009년 두 사람이 별거에 들어간 이후 박서원 씨가 구원희 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박서원씨와 구원희씨는 소송 과정에서 양육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두 가문 간의 감정도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5년 6월 30일 하얏트호텔. 두산가 박서원 씨와 LS가 구원희 씨의 결혼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날 결혼식에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지금은 고인이 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당시 두산중공업 회장)과 구자홍 LS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양가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범LG가와 두산가의 혼사라는 점에서 재계 인사들의 남다른 시선도 쏠렸다. 재벌 간의 혼사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두산과 범LG가가 사돈을 맺게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인 까닭에서였다.
박용만 회장은 고 박두병 두산 회장의 5남이며 구자철 회장은 LG에서 계열분리된 LS전선 구태회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자철 회장의 한성그룹은 LS그룹 계열에 속해 있다. 특히 신랑 박 씨의 부친 박용만 회장과 신부 구 씨의 부친 구자철 회장이 40년 지기였다는 점에서 더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박용만 회장과 구자철 회장은 경기고 동창으로 고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의 우정이 사돈관계로까지 발전한 셈이다. 물론 박용만 씨와 구자철 씨의 결혼이 비단 부친 간 친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만남의 다리는 선대에서 놓았지만 정작 결혼을 약속하게 된 것은 두 사람 모두 미국 뉴욕에 위치한 대학에 유학하면서부터다. 두 사람은 유학기간 내내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유학하다 박서원 씨는 군복무로 인해 먼저 귀국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원희 씨도 한국으로 들어왔다. 박서원 씨가 군복무를 마친 후 두 사람은 곧바로 결혼했고 학업을 마치기 위해 얼마 뒤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결혼 1년 만에 두 사람은 뉴욕에서 딸을 낳았다. 당시 박용만 회장은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첫 손녀의 이름까지 지어줬다. 재계 소셜 네트워크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박용만 회장은 당시 자신의 미니홈피 제목을 손녀의 이름을 따서 '시트콤-후니네 집'이라고 붙일 정도로 진한 애정을 보였다.
그러나 박서원 구원희 부부의 '봄날'은 이때까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귀국 후 두 사람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박용만 회장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 무렵부터 두 사람 간 불협화음이 나기 시작했고 이런 소식은 지인들을 통해 밖으로 흘러나왔다. 급기야 2009년부터 박서원 구원희씨는 별거에 들어갔다. 구원희 씨가 서울 장충동에 있는 아버지 구자철 회장의 집으로 들어간 것. 구자철 회장 집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확히는 몰라도 (구자철 회장의) 따님이 이 집에 들어와 산 지 오래 됐다"고 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서원 씨와 구원희 씨 사이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고부갈등도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서원 씨는 별거 이후 구원희 씨를 상대로 이혼청구소송을 냈다. 소송 과정에서 박서원 씨 측은 구원희 씨가 사실상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친정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원희 씨 측은 이혼에 반대했으나 박서원 씨 측이 소송을 강행했다고 반박했다. 이때부터 법원의 기각, 조정, 합의 실패 등 기나긴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
이혼소송의 중심에는 하나밖에 없는 딸의 양육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법원 주변과 지인 등에 따르면 박서원 씨는 '딸의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어머니인 구원희 씨가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소송청구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은 사전처분을 통해 일단 사건이 확정될 때까지 박서원 씨를 임시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했다.
지난 2월 23일 서울가정법원은 박서원 씨가 낸 이혼청구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박서원 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양측 모두 원만한 결혼생활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양육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박서원 씨가 딸을 키워도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1심 판결 후 박서원 씨 측에서는 강제집행을 통해 딸을 한남동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구원희 씨 측에서 곧바로 항소와 동시에 강제집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재까지 딸은 구원희씨 집에서 머물고 있다. 구원희씨 측 입장에서 보면 1심 재판부와 달리 항소심 재판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구원희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정과 딸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만 짧게 말했다. 구원희 씨의 어머니는 "박 용만회장 부부가 아이를 이용해서 엄마와 아이를 떼어놓으려고 (두산 측에서) 소송을 건 것"이라며 "박용만 회장 측은 뭐든 이겨야 되는 승부욕(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아무 것(양육권과 면접교섭권)도 확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일요신문>은 박서원씨에게도 전화를 걸었으나 그는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두산그룹은 공식적으로 "박서원-구원희 부부가 유명인사는 아니지 않느냐"며 언론 노출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구원희 씨는 그렇다쳐도 박서원 씨는 다르다. 박서원 씨는 재벌가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광고기획자로 꽤 유명한 인사다. 박서원 씨가 만든 광고기획사인 빅앤트인터내셔널은 2009년 프랑스 칸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등 국제 5대 메이저 광고제에서 모두 수상해 한국인 최초로 광고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혼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아는 것이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들이 끼어들면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될 수 있다"면서 "가장 정확한 것은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문제를 두산과 LS 간 그룹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두산과 LS 측 모두 이번 이혼소송을 그룹 간의 싸움으로 확대 해석하는 시선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나 소송 과정에서 박용만 회장과 구자철 회장 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건 분명해 보인다. 현재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구원희씨 측의 항소로 인해 아결론이 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굴지의 두 재벌가문의 일인 만큼 파장은 작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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