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가 데리우기나 "손연재, 선수 아닌 상품일 뿐" 망언

"손연재(20·연세대)는 선수가 아닌 광고 상품일 뿐이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손연재에 대해 우크라이나 리듬체조 대표팀의 이리나 데리우기나 감독이 독설을 퍼부었다.

데리우기나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언론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터키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을 언급하며 "한국 체조선수(손연재)는 선수가 아닌 광고 상품일 뿐이다. 메달을 딸 정도의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어 데리우기나는 "안나 리자트디노바(21·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도 될 연기를 펼쳤다. 정말 잘했다"라면서 "한국 선수가 후프 3위에 오른 것은 정말 유감스럽다. 기술의 난이도, 아름다움의 완성도 등 어떤 면에서도 리자트디노바보다 떨어졌다"라며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데리우기나는 러시아의 이리나 비네르 코치와 함께 세계 리듬체조계의 쌍벽을 이루는 우크라이나의 '체조 대모'다. 데리우기나는 소련 시절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2연속 우승을 이뤄낸 유일한 선수이며, 1982년 은퇴 이래 40여년 동안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장기집권하면서 안나 베소노바, 알리나 막시멘코, 리자트디노바 등을 키워냈다. 손연재의 뒤를 이어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천송이(17·세종고)도 데리우기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데리우기나는 손연재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안무가인 딸 이리샤 블로히나와 함께 손연재가 개최해온 리듬체조 갈라쇼 '리드믹 올스타즈'의 총감독을 맡아왔기 때문. 이를 의식한 듯 데리우기나는 "한국 선수와는 친한 사이이긴 하지만…"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데리우기나의 주장은 누워서 침뱉기에 불과하다. 데리우기나가 리듬체조계의 대모 격인 대선수이자 명코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지난 2000년 자라고사 유럽선수권 당시 심판으로 참여했다가 판정 담합 사건을 일으켜 유럽선수권 및 올림픽 심판직에서 영구 제명된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데리우기나는 '리듬체조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에게 "기량에 비해 너무 높은 점수를 받는다",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라며 비난을 퍼붓다가 망신당하는 등 러시아 선수들에게도 근거없는 독설을 날렸던 과거가 있다. 당시 카나에바는 "데리우기나가 지적한 내 단점을 보완해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라고 관대하게 답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리나 데리우기나 감독.

 



따라서 데리우기나의 주장은 손연재의 성장을 견제하는 의미로 여겨진다. 실제로 세계선수권 후프 종목에서 우크라이나의 간판 선수 리자트디노바가 손연재 때문에 4위로 밀려났기 때문. 이 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도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이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리자트디노바는 3위, 그리고 손연재는 4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후프에서 획득한 동메달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며, 개인종합 4위 또한 역대 최고 성적이다.



1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단체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은메달을 이끈 손연재는 개인종합 예선에서도 4종목 합계 71.732점을 획득, 점수가 가장 낮았던 후프를 제외하고 총점 53.882점을 받아 당당히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중국의 덩셴유에는 총점 52.883점으로 2위였다.


손연재는 대표팀 맏언니 김윤희(23·인천시청)와 함께 2일 열리는 개인종합 결선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Posted by 홍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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