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승인 인천 용화선원 원장 송담 스님(88·재단법인 법보선원 이사장·사진)이 조계종 탈종을 선언했다. 그동안 종단 문제에 대해 거의 발언하지 않고 수행에만 전념해온 송담 스님의 탈종 선언으로 불교계는 충격에 빠졌다.


법보선원은 15일 교계 언론에 '탈종 공고'를 내달라고 의뢰했다. 법보선원은 의뢰한 공고문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상기 재단법인 법보선원과 이사회 임원 일동은 14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귀 종단의 탈종을 공고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고에는 이사장 송담 정은(正隱), 상임이사 환산(還山), 이사 동해(東海) 등 10인의 이름이 올랐다.

 


법보선원은 14일 이사회에서 송담 스님의 탈종 의사를 확인하고, 조계종 법인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법인등록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송담 스님 문도 30여명도 탈종 선언한 은사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송담 스님은 지난 12일 상좌들에게 "용화선원의 탈종에 따라 불이익이 우려되거나 부담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스승을 찾아도 좋다"며 탈종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허-만공-전강 스님으로 이어지는 한국 선불교의 대표적 법맥을 물려받은 송담 스님은 전강 스님의 직계 상좌다. 현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함께 '남진제 북송담'으로 불릴 정도로 널리 존경받는 선승이다. 송담 스님은 1961년 용화사(용화선원)를 창건한 데 이어 강원 인제와 경기 광주에도 선원을 열어 간화선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송담 스님의 탈종 선언에는 조계종의 법인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시행, 용주사 주지 선거 과정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종단 내 모든 법인이 이달 30일까지 법인 등록을 해야 하는 법인등록법을 시행한다. 등록하지 않으면 소속 스님들의 선거권·피선거권, 신도 등록, 교육 등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다. 용화선원 이사회는 법인 등록 여부를 논의한 끝에 종단에 법인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송담 스님은 또 지난달 실시된 용주사 주지 선거 과정에서 크게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화성의 용주사는 조계종 제2교구 본사로 송담 스님이 회주를 맡고 있는 절이다. 송담 스님은 유시를 통해 "전강문도회의 화합과 안정을 염원하고 문중 화합을 위해 문중운영위원회가 차기 주지를 추대로 선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유시 진위 논란이 벌어지면서 결국 선거를 치러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 스님의 제자 성월 스님이 주지가 됐다.

조계종 총무원은 "사실확인 작업을 거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집행부 스님들은 15일 오전 용화선원에 송담 스님을 뵙기 위해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Posted by 홍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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