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부장판사','이범균','원세훈'
김동진 부장판사가 원세훈 국정원장의 1심 무죄 판결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동진(45·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날 김동진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원세훈 판결은 '지록위마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동진 부장판사는 "집행유예 선고 후 어이가 없어서 판결문을 정독했다"며 "재판장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따라 정말 선거개입의 목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헛웃음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개입과 관련이 없는 정치개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이것은 궤변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동진 부장판사는 "원세훈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인가, 아니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입신영달을 위해 사심을 담아 쓴 판결인가"라고 묻고서 "나는 후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또 "원세훈 판결을 통해 법치주의가 죽어가는 상황을 본다"며 "현 정권은 법치가 아니라 패도정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고군분투한 소수의 양심적인 검사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동진 부장판사는 "지난 대선에서 여당과 야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며 "나를 좌익판사라 매도하지 말라. 다만 판사로서 법치주의 몰락에 관해 말하고자 할 뿐"이라고 글을 마쳤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정치에 관여한 점은 인정되지만,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은 김동진 부장판사의 글을 직권으로 삭제한 상태다.
이범균
1964.3.10 서울
서울대학교 사법학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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