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지분 '30→25%' 요건 완화
상속인 2년 종사·단독 상속 규정 없애
박씨, EG 지분 26%…개정 뒤 공제 대상
아들들 최소 150억 상속세 면제 예상
공제 혜택 걸림돌 제거…'맞춤형' 논란
중소기업의 가업상속 공제 대상을 크게 확대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이지(EG) 회장 아들들이 뒷날 주식을 상속받을 때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 세제개편안은 공제 대상을 넓혀 기업의 '특수관계인 지분 요건'을 낮추고, '상속인이 해당 기업에 2년 이상 종사해야 한다'는 요건과 '1인 단독으로 상속해야 한다'는 요건을 폐지한 것이 특징이다. 공교롭게도 세 가지 모두 그동안은 적용 대상이 되지 못하던 박씨 아들들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8월 가업상속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확정했다. 가업상속 공제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영위하던 가업에 대하여 상속인이 이를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을 줄여 가업의 승계와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1997년에 1억원의 공제한도액으로 처음 도입됐고 올초 공제 한도가 500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혜택 폭과 대상이 계속 확대됐다. 상속세 과세표준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속자에게 엄청난 조세 감면 혜택이 돌아간다.
현행 제도는 피상속인의 최대주주 요건을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50%(상장사는 30%)'로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를 1인 지분이 25% 이상인 경우도 적용하게 개정안을 마련했다. 박 회장의 이지 지분은 25.9%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적용 요건을 갖추게 된다.
정부는 또 상속인이 가업상속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개시일 전에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한 경우'라는 요건도 폐지하기로 했다. 박씨의 아들들은 아직 어려서 가업에 종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인 단독 상속을 해야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요건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박씨 아들들에게 유리해진 대목이다.
박씨가 소유한 이지는 지난해 매출액이 1200여억원으로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기업 규모 요건(현행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 예정)을 충족하고 있고,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를 인정받을 수 있는 '20년 이상 경영'이란 요건도 이미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최대주주 지분 요건과 상속인의 가업 2년 이상 종사 요건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걸림돌들이 없어지면 박씨의 아들들이 이지의 주식을 상속받을 때 상속금액 500억원까지 100%의 공제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지는 산화철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박씨의 이지 지분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390억원어치로, 가업상속 공제를 받으면 상속인들은 최소 150억원 이상의 세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30년 이상 가업을 운영하고 중소기업청의 확인을 받은 명문장수기업에 대해서는 가업상속 공제 한도를 1000억원까지 늘려주는 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지는 1987년 설립돼 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2017년 5월 30돌을 맞는다. 추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되면, 더 많은 공제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정부는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 사전증여에 대해 저율과세 특례 적용 한도를 주식가액 30억원에서 100억원(과표 30억원까지는 세율 10%, 초과분은 20%)으로 늘리기로 했다. 명문장수기업은 200억원까지 특례 폭이 더 넓어진다. 2005년생인 박씨의 큰아들은 18살이 된 이후 사전상속을 받는다면 이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가업상속 공제 실적은 2008년 40억원에 그쳤지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집권기를 거치며 해마다 되풀이된 세제개편과 법령 개정으로 수혜 폭이 넓어지면서 연간 공제 실적이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훨씬 더 많은 기업이 조세 감면의 과실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조카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조카 세현군과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유독 좋아했고,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당시 신상 명세에 세현 군을 '보물 1호'로 꼽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둘째 아들을 출산하자 전화통화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화환도 전달했다.
박지만 EG사장 만들기
지난해 12월 14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상가. 많은 사람들이 '철강왕' 박태준의 부음을 슬퍼했지만, 유독 서럽게 우는 한 부부가 조문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박지만 EG 회장과 그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였다.
박지만회장과 '철강왕'의 남다른 인연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10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청년 박지만. 양친을 잃은 슬픔과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그의 날개를 꺾었다. 그 사이 정권은 두 번 바뀌었고 사람들은 그를 비운의 황태자라 불렀다.
◇청년 박지만을 EG 회장으로 이끈 '철강왕'
청년 박지만이 암흑 속을 걷고 있을 때 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손을 잡아준 이가 고 박정희 대통령과 각별했던 박 명예회장이다. 박 명예회장은 32세의 청년 박지만에게 87년 삼화전자와 포항제철이 각각 50%씩 투자해 창업 3년째를 맞은 삼양산업이라는 회사의 부사장을 맡겼다. 대위로 예편 한 뒤 방황하고 있던 그에게 사실상 회사 경영을 맡긴 것이다.
90년 삼양산업 대표에 오른 박지만은 이듬해 산화철 제2공장을 짓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1대 주주가 됐다. 증자 대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8억원을 변통해줬다. 약에 취해있던 청년은 이렇게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86년 코카인 흡입혐의로 불구속입건 이후로도 10년간 5차례의 마약복용이 적발돼 선처와 재적발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오너의 개인적 시련과는 별개로 포항제철의 냉연강판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전자용 산화철을 만드는 삼양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원료를 독점해서 공급받는데다, 국내 전기·전자 산업이 날로 성장하면서 95년이래 4년간 연 20%씩 매출이 늘고 순이익도 63%씩 증가했다.
EG는 일본 전자부품제조사 TDK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일본 수출 물꼬를 트면서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했고 2000년 상장 전 사명도 EG로 바꿨다.
하지만 박지만 회장은 2000년에도 필로폰 복용이 뒤늦게 적발돼 2002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 회장을 대신해 회사 안살림을 챙긴 것은 이광형 부회장. 이 부회장은 79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있었고 KBS 비서실장과 청주방송국 총국장, 육영재단 등을 거치며 박 회장을 보좌해왔다.
지난해 12월 EG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주식 16만주(2.13%)를 전량 매도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테마 광풍에 1000억원대 갑부, 고점매도 눈총
EG 주가는 지난해 정치테마 열풍으로 지난 9월말 이후 불과 4개월새 최대 354%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이달 초 6600억원까지 치솟았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박 회장의 EG 지분평가액은 1368억원.
주가폭등은 5년 전 대선이 치러진 2007년의 재판이다. 당시에도 대선주자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EG 주가가 폭등했고 박 회장은 그 해 11월 주당 3만원안팎에서 지분을 매도, 6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정치의 계절이 다시 다가 오면서 EG 주가도 솟구쳤다. 이번엔 상승폭이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010년 8월에는 시간외 매매로 42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해 10~12월에는 장내매도를 통해 147억 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 중 일부는 주식 담보대출을 상환하는데 썼다.
상장 후 지금까지 박 회장이 주식매도로 현금화한 금액은 230억원 가량. 상장 초기 55%에 달하던 지분율도 28.96%로 줄었다. EG의 상장 이후 박 회장의 누적배당수익은 약 6억원으로 크진 않다.
주식평가액, 차익, 배당금을 포함해 EG로 불린 박 회장의 자산은 160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EG의 인수자금이 김우중 전 회장으로부터 변통한 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 20년 사이 200배로 늘어난 셈이다. 희귀금속사업에 진출하면서 2008년 증자를 통해 회사에 재투입한 145억원을 제외해도 182배다.
박 회장은 자택근처 EG 미래기획실이 있는 서울 청담동 사무소에 상주하며 신사업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2000년 EG의 상장 당시 "회사를 키우는 것이 사회에
진 빚을 갚고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G가 사업내용이나 기업가치보다 대선 테마주로 부각돼 주가가 출렁이는 건 박회장으로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EG 관계자는 "현 주가 수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순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주가는 실제가치 이상"이라고 밝혔다.
독재파워 쎄고 질김. 대대손손 안 끝나
상속인 2년 종사·단독 상속 규정 없애
박씨, EG 지분 26%…개정 뒤 공제 대상
아들들 최소 150억 상속세 면제 예상
공제 혜택 걸림돌 제거…'맞춤형' 논란
중소기업의 가업상속 공제 대상을 크게 확대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이지(EG) 회장 아들들이 뒷날 주식을 상속받을 때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 세제개편안은 공제 대상을 넓혀 기업의 '특수관계인 지분 요건'을 낮추고, '상속인이 해당 기업에 2년 이상 종사해야 한다'는 요건과 '1인 단독으로 상속해야 한다'는 요건을 폐지한 것이 특징이다. 공교롭게도 세 가지 모두 그동안은 적용 대상이 되지 못하던 박씨 아들들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8월 가업상속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고,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확정했다. 가업상속 공제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영위하던 가업에 대하여 상속인이 이를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을 줄여 가업의 승계와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1997년에 1억원의 공제한도액으로 처음 도입됐고 올초 공제 한도가 500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혜택 폭과 대상이 계속 확대됐다. 상속세 과세표준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속자에게 엄청난 조세 감면 혜택이 돌아간다.
현행 제도는 피상속인의 최대주주 요건을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50%(상장사는 30%)'로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를 1인 지분이 25% 이상인 경우도 적용하게 개정안을 마련했다. 박 회장의 이지 지분은 25.9%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적용 요건을 갖추게 된다.
정부는 또 상속인이 가업상속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개시일 전에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한 경우'라는 요건도 폐지하기로 했다. 박씨의 아들들은 아직 어려서 가업에 종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인 단독 상속을 해야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요건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박씨 아들들에게 유리해진 대목이다.
박씨가 소유한 이지는 지난해 매출액이 1200여억원으로 가업상속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기업 규모 요건(현행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 예정)을 충족하고 있고,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를 인정받을 수 있는 '20년 이상 경영'이란 요건도 이미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최대주주 지분 요건과 상속인의 가업 2년 이상 종사 요건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걸림돌들이 없어지면 박씨의 아들들이 이지의 주식을 상속받을 때 상속금액 500억원까지 100%의 공제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지는 산화철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박씨의 이지 지분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390억원어치로, 가업상속 공제를 받으면 상속인들은 최소 150억원 이상의 세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30년 이상 가업을 운영하고 중소기업청의 확인을 받은 명문장수기업에 대해서는 가업상속 공제 한도를 1000억원까지 늘려주는 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지는 1987년 설립돼 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2017년 5월 30돌을 맞는다. 추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되면, 더 많은 공제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정부는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 사전증여에 대해 저율과세 특례 적용 한도를 주식가액 30억원에서 100억원(과표 30억원까지는 세율 10%, 초과분은 20%)으로 늘리기로 했다. 명문장수기업은 200억원까지 특례 폭이 더 넓어진다. 2005년생인 박씨의 큰아들은 18살이 된 이후 사전상속을 받는다면 이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가업상속 공제 실적은 2008년 40억원에 그쳤지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집권기를 거치며 해마다 되풀이된 세제개편과 법령 개정으로 수혜 폭이 넓어지면서 연간 공제 실적이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훨씬 더 많은 기업이 조세 감면의 과실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조카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조카 세현군과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유독 좋아했고,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당시 신상 명세에 세현 군을 '보물 1호'로 꼽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둘째 아들을 출산하자 전화통화로 축하 인사를 전하고 화환도 전달했다.
박지만 EG사장 만들기
지난해 12월 14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상가. 많은 사람들이 '철강왕' 박태준의 부음을 슬퍼했지만, 유독 서럽게 우는 한 부부가 조문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박지만 EG 회장과 그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였다.
박지만회장과 '철강왕'의 남다른 인연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10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청년 박지만. 양친을 잃은 슬픔과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그의 날개를 꺾었다. 그 사이 정권은 두 번 바뀌었고 사람들은 그를 비운의 황태자라 불렀다.
◇청년 박지만을 EG 회장으로 이끈 '철강왕'
청년 박지만이 암흑 속을 걷고 있을 때 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손을 잡아준 이가 고 박정희 대통령과 각별했던 박 명예회장이다. 박 명예회장은 32세의 청년 박지만에게 87년 삼화전자와 포항제철이 각각 50%씩 투자해 창업 3년째를 맞은 삼양산업이라는 회사의 부사장을 맡겼다. 대위로 예편 한 뒤 방황하고 있던 그에게 사실상 회사 경영을 맡긴 것이다.
90년 삼양산업 대표에 오른 박지만은 이듬해 산화철 제2공장을 짓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1대 주주가 됐다. 증자 대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8억원을 변통해줬다. 약에 취해있던 청년은 이렇게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86년 코카인 흡입혐의로 불구속입건 이후로도 10년간 5차례의 마약복용이 적발돼 선처와 재적발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오너의 개인적 시련과는 별개로 포항제철의 냉연강판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전자용 산화철을 만드는 삼양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원료를 독점해서 공급받는데다, 국내 전기·전자 산업이 날로 성장하면서 95년이래 4년간 연 20%씩 매출이 늘고 순이익도 63%씩 증가했다.
EG는 일본 전자부품제조사 TDK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일본 수출 물꼬를 트면서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했고 2000년 상장 전 사명도 EG로 바꿨다.
하지만 박지만 회장은 2000년에도 필로폰 복용이 뒤늦게 적발돼 2002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 회장을 대신해 회사 안살림을 챙긴 것은 이광형 부회장. 이 부회장은 79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있었고 KBS 비서실장과 청주방송국 총국장, 육영재단 등을 거치며 박 회장을 보좌해왔다.
지난해 12월 EG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주식 16만주(2.13%)를 전량 매도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테마 광풍에 1000억원대 갑부, 고점매도 눈총
EG 주가는 지난해 정치테마 열풍으로 지난 9월말 이후 불과 4개월새 최대 354%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이달 초 6600억원까지 치솟았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박 회장의 EG 지분평가액은 1368억원.
주가폭등은 5년 전 대선이 치러진 2007년의 재판이다. 당시에도 대선주자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EG 주가가 폭등했고 박 회장은 그 해 11월 주당 3만원안팎에서 지분을 매도, 6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정치의 계절이 다시 다가 오면서 EG 주가도 솟구쳤다. 이번엔 상승폭이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010년 8월에는 시간외 매매로 42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해 10~12월에는 장내매도를 통해 147억 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 중 일부는 주식 담보대출을 상환하는데 썼다.
상장 후 지금까지 박 회장이 주식매도로 현금화한 금액은 230억원 가량. 상장 초기 55%에 달하던 지분율도 28.96%로 줄었다. EG의 상장 이후 박 회장의 누적배당수익은 약 6억원으로 크진 않다.
주식평가액, 차익, 배당금을 포함해 EG로 불린 박 회장의 자산은 160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EG의 인수자금이 김우중 전 회장으로부터 변통한 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 20년 사이 200배로 늘어난 셈이다. 희귀금속사업에 진출하면서 2008년 증자를 통해 회사에 재투입한 145억원을 제외해도 182배다.
박 회장은 자택근처 EG 미래기획실이 있는 서울 청담동 사무소에 상주하며 신사업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2000년 EG의 상장 당시 "회사를 키우는 것이 사회에
진 빚을 갚고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G가 사업내용이나 기업가치보다 대선 테마주로 부각돼 주가가 출렁이는 건 박회장으로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EG 관계자는 "현 주가 수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순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주가는 실제가치 이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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