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swagen Golf GTI, GTD
'국민차' 비틀의 후속모델로 개발된 골프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4년의 일로, 올해로 탄생 40주년을 맞이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한 소형 해치백 골프는 고성능 모델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던 차다. 골프는 오일 쇼크의 여파로 작고 연비 좋은 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차로 개발됐다. 하지만 골프의 잠재력을 알아본 폭스바겐의 엔지니어 알폰스 뢰벤베르크(Alfons Lowenberg)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 엔지니어 몇 명과 함께 여가시간을 이용해 '스포트 골프'(Sport Golf)라고 부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프로토타입은 골프가 아닌 시로코 기반으로, 아우디 80 GT의 100마력 1.6L 엔진을 넣고 레이스 카 수준의 배기 시스템과 서스펜션을 달았다. 프로토타입은 플랫폼의 잠재력을 입증했으나, 양산 모델로는 너무 극단적이었다. 이에 알폰스와 그의 팀은 폭스바겐의 에라-레시엔(Ehra-Lessien) 주행시험장에서 열린 최고경영진 대상 품평회에서 훨씬 부드럽게 다듬은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선보였고, 양산 승인이 떨어졌다.
Volkswagen Golf GTI
대중 소형차 골프의 고성능 모델은 'GTI'라는 배지를 달고 1975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첫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고성능 차를 지칭하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 뒤에 '이니에치오네'(iniezione)를 더했다. 이니에치오네는 당시 첨단기술이었던 연료분사장치(fuel injection)을 뜻한다. 보쉬의 K-제트로닉(K-Jetronic) 연료분사장치가 달린 골프 GTI는 이 기술을 채택한 최초의 소형차 중 하나였다. 골프 GTI의 무게는 겨우 810kg에 불과했고, 최고출력 108마력, 최대토크 14.2kg·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1.6L 휘발유 엔진으로 0→시속 96km 가속시간 9초, 최고시속 182km로 달릴 수 있었다.
고속주행 시 앞쪽의 다운포스를 증가시키기 위한 프론트 스포일러, 옆면의 검정색 줄무늬, 휠아치 익스텐션, 그릴을 둘러싼 빨간색 가는 줄이 일반 골프와 구별되는 GTI만의 외관상 특징이다. 내부는 타탄 무늬(tartan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굵기와 색깔이 다른 선을 서로 엇갈리게 해놓은 바둑판무늬)의 스포츠 시트와 골프공을 닮은 기어노브 등으로 꾸몄다. 물론, 골프라는 모델명은 스포츠가 아니라 멕시코 만류(Golfstrom)에서 온 것이다.
Volkswagen Golf GTI
1976년 6월 독일에 출시된 골프 GTI는 이후 아우토반 1차선에서 당당히 질주하며 명성을 쌓았다. 사람들은 골프 GTI를 두고 고성능 해치백을 뜻하는 '핫 해치'(hot hatch)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혹자는 '서민의 포르쉐'라 했다. 이어 1982년에는 2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한 골프 GTD가 추가됐다. '그란 투리스모 디젤'의 약자인 모델명이 암시하듯 사실상 디젤 엔진을 단 골프 GTI다. 두 차는 탄생 때부터 외관 및 장비가 꼭 닮아 있었다. 엔진만 다른 이들 쌍둥이 형제의 최신형 모델이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이고 판매에 돌입했다.
시승차로 받은 골프 GTI와 GTD는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뭇 다른 인상을 풍겼다. 아마도 색상 탓이었으리라. 흰색과 검정색이 강한 대비를 이루고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더한 GTI가 더 강한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사실 이들 쌍둥이 형제의 외관상 큰 차이는 휠과 리어 디퓨저, 배기구뿐이다.
GTI가 디젤 형제보다 1인치 큰 18인치 휠을 달았고, 더 공격적인 리어 디퓨저를 달았으며, 양쪽 끝에 2개의 듀얼 배기구를 갖췄다. 그밖에 헤드램프와 그릴을 가로지르는 빨간 줄과 앞 펜더에 붙은 배지가 다르다. GTI는 펜더 배지 바탕색과 브레이크 캘리퍼가 빨간색이라서 한층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실내는 사실상 똑같다. GTI는 빨간색 스티치로 한껏 멋을 부린 것에 반해 GTD는 흰색 스티치로 장식한 것이 다르고, rpm 게이지와 스티어링 휠에 붙은 배지 정도가 차이점이다.
Volkswagen Golf GTD
GTI에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이 실렸다. 폭스바겐 그룹의 EA888 엔진으로 7세대 GTI에 들어간 것은 3세대다. 최고출력은 211마력으로 이전 모델과 같다. 220마력 사양의 'GTI 퍼포먼스' 모델이 수입되지 않은 게 조금 아쉽다. 허나 최고출력 발생 시점이 5,800rpm에서 4,500rpm으로 앞당겨졌으며, 동시에 파워 밴드도 늘어났다. 최대토크는 35.7kg·m로 이전 모델에 비해 7.1kg·m나 올랐다. 발생시점도 1,700rpm에서 1,450rpm로 낮아졌다. 동력은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DSG를 통해 앞바퀴로 전달된다. 6단 DSG가 처음 나온 10여 년 전에는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지금은 일반 자동변속기도 성능이 워낙 좋아서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물론, 여전히 6단 DSG는 매우 빠르고 효율적인 변속기임에 틀림없다.
Volkswagen Golf GTD
골프 GTD는 디젤 엔진인 점만 제외하면 GTI와 기본적으로 같다. GTI에 들어간 6단 DSG,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XDS+,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을 모두 기본으로 갖췄다. 골프 GTD의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엔진은 4,000rpm에서 최고출력 184마력, 1750~3250rpm에서 최대토크 38.7kg·m을 발휘한다. 이전 6세대 모델보다 출력은 14마력, 토크는 3.0kg·m 향상됐다.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8.1초에서 7.5초로 단축됐고, 최고시속은 220km에서 228km로 빨라졌다.
Volkswagen Golf GTD
골프 GTI와 GTD는 각각 휘발유 엔진과 디젤 엔진이 들어 있다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매우 닮았다. 이들 고성능 골프 형제는 마치 호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듯 쉽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의 출력으로 운전자의 의도대로 기민하게 움직여준다. 이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 고르는 것처럼 쉬울 수도 있고 무척 어려울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무엇을 고르든지 훌륭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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